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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의 애증의 두 소프라노, 프란체스카 쿠초니와 파우스티나 보르도니

헨델은 1710년 독일 하노버 선제후국의 궁정악장으로 취임했지만 당시 이탈리아 오페라의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영국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제대로 사의 표명도 하지 않고 영국으로 도망(?)을 쳤다.  사실 헨델뿐만 아니라 대륙의 많은 오페라 세리아 작곡가들과 가수들이 이 영국의 오페라 열풍을 보고  돈과 명예를 얻을 목적으로 영국으로 건너왔다. 당시 영국의 귀족들은 오페라도 마음껏 보고 공연 수익도 얻을 생각으로 합심해서 왕립 음악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Music)라는 일종의 오페라 공연 회사를 만들었다.  이 왕립 음악 아카데미에는 헨델을 비롯해서  아틸리오 아리오스티(Attilio Ariosti)나 조반니 보논치니(Giovanni Bononcini) 같은 쟁..

클래식 작곡가 2024.10.16

233년만에 중요한 신곡(?)을 발표한 모차르트

대작곡가 모차르트가 사망한지 233년만인 2024년 9월에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에 작곡한 미공개 악보가 발견되었다.  현지 시작으로 9월 19일 독일 라이프치히 시립 도서관은 성명을 통해 관내에서 모차르트가 10대 초반에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악보를 발견했다고 밢했다. 모차르트 연구원들이 모차르트의 음악 작품에 대한 ‘최종 아카이브’인 쾨헬 카탈로그의 최신판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도서관을 찾아 기록을 확인하던 중 이를 발견했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당대부터 매우 유명한 작곡가였기 때문에 그가 남긴 악보는 상대적으로 잘 보존되어 있으며 그래서 최근에도 종종 그의 악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2018년에도 모차르트의 짧은 피아노곡 자필악보가 발견됐는데 2021년 1월 모차르트 주간 행사에서 조성진에 ..

슈베르트 마왕에 묻혀버린 다른 작곡가들의 마왕에 대해 알아보자

마왕은 덴마크 지역의 전설을 바탕으로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1782년 창작한 시이며 상당히 비극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  이 시의 독일어 제목인 "Erlkönig"는 영어로 Elfking, 즉 엘프의 왕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현재 게임과 환타지 소설 등에서는 엘프가 주로 큰 키와 큰 귀를 가진 선한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당시 독일지역에서 엘프는 무섭고 사악한, 일종의 악귀와 같은 존재로 취급되었다.  이 시는 당시 독일권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다수의 작곡가들이 이 시를 가사로 한 가곡의 작곡을 시도했다. 사실 이 시를 음악으로 옮기는 작업은 생각처럼 만만치 않은데  가수 한명에게 아빠, 아들, 마왕, 내레이션 등 4명의 역할을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4명의..

클래식 음악 2024.10.06

2024년 그라모폰상 2관왕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이 글을 올리는 날 기준으로 어제(2024년 10월 2일) 발표된 그라모폰 어워드 피아노 분야에서 임윤찬의 쇼팽 24곡의 연습곡 앨범이 올해의 레코딩으로 선정되었다. 임윤찬은 특별상 분야에서도 올해의 젊은 연주자로 선정되었다. 임윤찬이 2004년생이니 만나이로 올해 딱 스무살인데, 이 젊은 천재 연주자의 상승세가 정말 놀랍다.  그라모폰 어워드는 영국의 클래식음악 전문잡지인 그라모폰(Gramophone)에서 1977년부터 매년 11개의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 최고의 음반을 선정해서 시상하는 행사로 클래식음악 분야의 그래미상이라고 볼 수 있다. 클래식 음악 연주자들에게는 정말 영예로운 상이기 때문에 수상자들은 모두 시상식에 참석한다. 임윤찬의 수상에 대한 자세한 것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Gramo..

가장 논란이 많았던 쇼팽 콩쿠르 우승자,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율리아나 아브제예바(Yulianna Avdeeva)는 1985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로 5살때 피아노를 처음 시작했으며 이후 스위스로 건너가 취리히 예술대학에서 수학했다. 2010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에는 고국인 러시아를 떠나 유럽과 미국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러시아를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아브제예바는 클래식 팬들에게는 나름 익숙하지만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연주자는 아니다.  그녀가 2010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라는 걸 생각해보면 좀 의외인데 이제부터 그 이유를 알아보자. 1.  논란이 많았던 2010년 쇼팽 콩쿠르 아브제예바는 2010년 쇼팽 콩쿠르의 우승자이며 마르타 아르헤리치 이후 45년만의 여자 우승자이다. 야마하 피아노를 사용한 최..

건반위의 여전사 -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이 블로그에서 첫번째로 다룰 연주자로 발렌티나 리시차(Valentina Lisitsa)를 선정했는데, 이유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자주 듣는 연주자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1973년생으로 우크라이나 태생 미국인 피아니스트이다.  1. 리시차의 생애  1-1 초기와 무명 시절 1973년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키이우에서 태어났으며 일찌감치 음악에 재능을 보여서 리센코 음악 학교에서 본격 피아노 수업을 받았다. 리시차는 악보에 대한 독보 능력과 암기 능력이 정말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데 이미 이 시절부터 이 재능이 돋보였다고 한다.  18살인 1991년에 미국으로 왔으며 이듬해에 같은 음악학교에 다니던 알렉세이 쿠즈네초프(Alexei Kuznetsof)와 결혼했다. 19살에 일찍 결혼했지..

유명 지휘자 151명이 뽑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 20곡(BBC)

2016년 BBC에서는 현역(당시 기준) 유명 지휘자 151명을 대상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20곡의 교향곡을 선정했다.  Ranked: classical music's 20 greatest symphonies... and the landmark recordings to add to your collection www.classical-music.com  클래식 음악을 다루는 사이트에 가보면 음악/작곡가/연주자 등에 대해 여러가지 명목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순위를 매기는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정말 좋은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음악에  순위를 매기는 행위는 정말 의미없고  유치한 행위이다. 사람마다 취향과 평가기준이 다 다른데  ..

클래식 음악 2024.09.28

광복절에 KBS에서 방영된 푸치니의 나비부인 - 일본 사람들은 나비부인을 어떻게 생각할까?

2024년 광복절에 있었던 이슈인데 블로그를 늦게 개설한 탓에 이제서야 글을 올리게 된 점을 양해 바란다. ㅠㅠ 꼭 다루고 싶었던 이슈였기 때문에 뒷북이라도 치자는 생각으로 글을 올린다.   2024년 8월 15일 0시가 되자 KBS에서 푸치니의 나비부인 공연 영상이 방영됐다. 하필 광복절에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가 방영되면서 상당한 논란이 벌어졌다.  광복절 자정에 방영된 나비부인논란이 불거지자 KBS는 "지난 6월 29일에 녹화된 공연을 7월 말에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2024 파리 올림픽 중계로 인해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하게 되었다"라는 공식입장을 내 놓았는데 딱히 납득이 가는 해명은 아니다. 다만 이 글은 일본 사람들이 나비부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