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6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 1악장의 금관악기 연주에 대한 논란을 알아보자

설마 이 글을 보는 분들 중에 베토벤의 3번 교향곡 '영웅'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것이다. 영웅 교향곡은 음악적으로나 음악사적으로나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역사상 최고의 교향곡을 논할 때 항상 '합창 교향곡'과 1,2위를 다투는 명작이다. 원래 나폴레옹에게 이 교향곡을 바치려고 했다가 그가 황제가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폴레옹의 이름이 적혀 있는 악보의 표지를 찢어버렸다는 이야기는 정말 유명하다.  워낙 유명한 곡이니까 작품 분석이나 이 곡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나무위키 등의 사이트를 참조하기 바라며(참고로 나무위키에 있는 '영웅 교향곡'  내용의 절반 이상은 내가 기여한 것이다) 여기서는 이 교향곡과 관련된 사소해 보이지만 사소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해보자. 이 글의 관심사는 영웅 교향곡 1악장의 맨 ..

클래식 음악 2024.12.09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조 Op. 37이 특별한 음악인 이유

클래식 팬 중에 베토벤의 3번 피아노 협주곡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에 이 곡이 특별히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2022년 반클라이번 콩쿨에 참가한 만 18세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완벽한 기교와 표현력에 더해 거장급의 작품 해석력까지 보여주면서 우승은 물론이고 청중상, 스미스 특별상까지 휩쓸면서 전세계 클래식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때 임윤찬이 결선에서 연주한 곡이 바로 이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조 - 마린 알솝 지휘, 임윤찬 피아노( 2022년 반클라이번 콩쿠르 결선 연주) 이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출판된 이후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았으며 21세기 현재에도 이 세상 모든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이처럼 1급 연주..

클래식 음악 2024.11.24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 살리에리는 정말로 모차르트를 죽였을까?(1)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악연은 1984년에 상영된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를 통해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이 영화는 영국의 극작가 피터 셰퍼가 1979년에 쓴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기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경제적/심리적으로 압박해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 골자이다. 영화 자체는 상당히 잘 만들었고 음악도 매우 훌륭하니까 혹시 영화를 못보신 분들은 꼭 보기 바란다. 이 영화에서 살리에리는 말 그대로 질투의 화신으로 나온다. 시종일관 모차르트에 대한 열등의식에 시달리면서 내가 모차르트의 재능을 가질 수 없다면 모차르트도 재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무시무시한 생각을 한다. 이처럼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능력을 질투했던 2인자라는 이미지는 이 글을 ..

클래식 작곡가 2024.11.07

브릿지타워 소나타가 될 뻔 했던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 9번, 크로이처(Kreutzer)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 Op. 47, 레오니다스 카라코스/엔리코 파체1. 브릿지타워 소나타가 아닌 크로이처 소나타가 된 이유  베토벤은 이 걸작 바이올린 소나타를 33살인 1803년에 완성했으며 이 작품을 당시 연주여행 차 비엔나에 온 영국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브릿지타워에게 헌정했다.  브릿지타워의 바이올린과 작곡자 본인의 피아노로 이루어졌다. 조지 브릿지타워(George Bridgetower, 1778~1860)는 폴란드 태생의 혼혈 바이올리니스트(뮬래토)로 부친은 서인도제도 바베이도스 출신이고 어머니는 독일계 폴란드인이었다.  어린 나이에 영국에 이주했는데 10살 경부터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을 했을 정도로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였다.  베토벤의 삶을 주제로 한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도 브릿지타워..

클래식 음악 2024.10.29

희소가치가 높은 베토벤의 콘서트 아리아 Ah! Perfido op. 65

Beethoven의 Ah! Perfido op. 65, 소프라노 재클린 와그너이 콘서트용 아리아는 베토벤이 26살에 작곡한 초기 시절의 작품으로 작품번호가 붙어 있는 베토벤의 작품 중에 유일한 이탈리아어 아리아이자 op. 116과 더불어 이탈리아어로 된 유이한 작품이다.   곡 제목인 페르피도(perfido)는 이탈리아어로 사기꾼, 배신자, 거짓말장이와 같은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야이 사기꾼아!', '이 배신자야!'  정도가 되는데, 보통은  '아, 못믿을 사람이여!'나 '아, 나를 속인 이여!' 와 같이 시적으로 순화시킨 제목을 사용한다. 명색이 클래식 음악인데 제목이 너무 원색적이면 좀 거시기 하니까;;;;;   곡 내용은 자신을 배신한 연인에 대한 분노와 슬픔 그리고 ..

클래식 음악 2024.10.20

슈베르트 마왕에 묻혀버린 다른 작곡가들의 마왕에 대해 알아보자

마왕은 덴마크 지역의 전설을 바탕으로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1782년 창작한 시이며 상당히 비극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  이 시의 독일어 제목인 "Erlkönig"는 영어로 Elfking, 즉 엘프의 왕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현재 게임과 환타지 소설 등에서는 엘프가 주로 큰 키와 큰 귀를 가진 선한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당시 독일지역에서 엘프는 무섭고 사악한, 일종의 악귀와 같은 존재로 취급되었다.  이 시는 당시 독일권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다수의 작곡가들이 이 시를 가사로 한 가곡의 작곡을 시도했다. 사실 이 시를 음악으로 옮기는 작업은 생각처럼 만만치 않은데  가수 한명에게 아빠, 아들, 마왕, 내레이션 등 4명의 역할을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4명의..

클래식 음악 2024.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