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5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 살리에리는 정말로 모차르트를 죽였을까?(1)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악연은 1984년에 상영된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를 통해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이 영화는 영국의 극작가 피터 셰퍼가 1979년에 쓴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기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경제적/심리적으로 압박해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 골자이다. 영화 자체는 상당히 잘 만들었고 음악도 매우 훌륭하니까 혹시 영화를 못보신 분들은 꼭 보기 바란다. 이 영화에서 살리에리는 말 그대로 질투의 화신으로 나온다. 시종일관 모차르트에 대한 열등의식에 시달리면서 내가 모차르트의 재능을 가질 수 없다면 모차르트도 재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무시무시한 생각을 한다. 이처럼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능력을 질투했던 2인자라는 이미지는 이 글을 ..

클래식 작곡가 2024.11.07

파가니니 이전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의 원조였던 피에트로 로카텔리

로카텔리의 바이올린 협주곡 '화성의 미궁' 중 1악장 - 싱가포르의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클로에 추아  피에트로 안토니오 로카텔리(Pietro Antonio Locatelli, 1695-1764)는 바로크 시기와 고전기의 과도기에 활약했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였다. 현재는 자신보다 85년 후에 태어난 파가니니에 가려져서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당대에는 최고의 거장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1. 생애 일단 그의 생애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자.로카텔리는 밀라노 인근의 베르가모에서 출생했으며 10대 초반의 나이에 지역 교회 소속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았다.  16세인 1711년에 본격 음악가가 되기 위해 로마(Rome)로 갔으며 당시 로마의 유명 작곡가인 안토니오..

클래식 작곡가 2024.11.03

200년만에 발견된 쇼팽의 '잃어버린 왈츠'

1. 2024년 미국 뉴욕에서 발견된 쇼팽의 왈츠 a단조 쇼팽이 20대 초반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왈츠가 200여년 만에 미국 뉴욕 박물관에서 발견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24년 10월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이 발견을 대서특필 했으며 피아니스트 랑랑이 이 곡을 연주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뉴욕타임즈 기사NYT에 따르면 올해(2024년) 봄 뉴욕 맨해튼 소재 박물관 '모건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에서 음악담당 학예사로 일하는 작곡가 로빈슨 매클렐런(Robinson McClellan)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쇼팽 연구가 제프리 칼버그(Jeffrey Kallberg)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감정을 통해 쇼팽의 자필악보로 확인되었다. 악보가 적힌 종이와 잉크의 재질을 분석한 결과 이 왈츠의 작곡시..

클래식 음악 2024.10.31

브릿지타워 소나타가 될 뻔 했던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 9번, 크로이처(Kreutzer)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 Op. 47, 레오니다스 카라코스/엔리코 파체1. 브릿지타워 소나타가 아닌 크로이처 소나타가 된 이유  베토벤은 이 걸작 바이올린 소나타를 33살인 1803년에 완성했으며 이 작품을 당시 연주여행 차 비엔나에 온 영국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브릿지타워에게 헌정했다.  브릿지타워의 바이올린과 작곡자 본인의 피아노로 이루어졌다. 조지 브릿지타워(George Bridgetower, 1778~1860)는 폴란드 태생의 혼혈 바이올리니스트(뮬래토)로 부친은 서인도제도 바베이도스 출신이고 어머니는 독일계 폴란드인이었다.  어린 나이에 영국에 이주했는데 10살 경부터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을 했을 정도로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였다.  베토벤의 삶을 주제로 한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도 브릿지타워..

클래식 음악 2024.10.29

비발디의 영혼의 가수였던 안나 지로

지난번에는 헨델의 애증의 두 소프라노 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았다.  헨델의 애증의 두 소프라노, 프란체스카 쿠초니와 파우스티나 보르도니헨델은 1710년 독일 하노버 선제후국의 궁정악장으로 취임했지만 당시 이탈리아 오페라의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영국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제대로 사의 표명도 하classic.fazioli72.com이 번에는 비발디의 애증이 아닌 영혼(?)의 가수 안나 지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1. 수수께기의 인물 안나 지로  비발디의 인생을 거론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메조소프라노/콘트랄토 가수 안나 지로(Anna Girò, Angela Maria Anna Giraud)이다. 안나 지로는 가수 경력 대부분을 비발디 오페라의 프리마돈나로 활동했..

클래식 작곡가 2024.10.25

클래식 음악에 적합한 이어폰과 헤드폰을 선택하기 위한 가이드

지난 글에서는 초보적인 음향 이론을 다루었다. 이번에는 이어폰/헤드폰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자. 혹시 이 글 내용 중에 잘 모르는 용어나 이해가 안되는 내용이 있다면 꼭 지난 글을 읽어보기 바란다.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정말 최소한의 음향지식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람 목소리와 악기에서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는지 궁금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또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음향기기 중에 어떤 것을 선택classic.fazioli72.com1. 이어폰/헤드폰의 주파수 응답곡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음향기기는 필수이다. 최근에는 아웃도어에서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무선 이어폰과 헤드폰이 대거 출시되면서 음악에 대한 접근성이 더욱 좋아졌다. 하지만 음향 기기 초보자라면..

음악 이론 2024.10.23

희소가치가 높은 베토벤의 콘서트 아리아 Ah! Perfido op. 65

Beethoven의 Ah! Perfido op. 65, 소프라노 재클린 와그너이 콘서트용 아리아는 베토벤이 26살에 작곡한 초기 시절의 작품으로 작품번호가 붙어 있는 베토벤의 작품 중에 유일한 이탈리아어 아리아이자 op. 116과 더불어 이탈리아어로 된 유이한 작품이다.   곡 제목인 페르피도(perfido)는 이탈리아어로 사기꾼, 배신자, 거짓말장이와 같은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야이 사기꾼아!', '이 배신자야!'  정도가 되는데, 보통은  '아, 못믿을 사람이여!'나 '아, 나를 속인 이여!' 와 같이 시적으로 순화시킨 제목을 사용한다. 명색이 클래식 음악인데 제목이 너무 원색적이면 좀 거시기 하니까;;;;;   곡 내용은 자신을 배신한 연인에 대한 분노와 슬픔 그리고 ..

클래식 음악 2024.10.20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정말 최소한의 음향지식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람 목소리와 악기에서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는지 궁금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또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음향기기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같은 음악인데도 음향기기에 따라 전달되는 소리와 느낌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이런 궁금증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음향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또 음향기기를 선택할 때 꼭 알고 있어야 할 최소한의 음향 이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제대로 공부하려면 배우고 익혀야 할게 정말 많지만 우리는 음향 전문가가 되는게 목적이 아니라 음악을 즐기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핵심적인 것만 알고 있으면 된다. 1. 소리의 3요소 - 음량, 음정, 음색 소리는..

음악 이론 2024.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