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10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 1악장의 금관악기 연주에 대한 논란을 알아보자

설마 이 글을 보는 분들 중에 베토벤의 3번 교향곡 '영웅'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것이다. 영웅 교향곡은 음악적으로나 음악사적으로나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역사상 최고의 교향곡을 논할 때 항상 '합창 교향곡'과 1,2위를 다투는 명작이다. 원래 나폴레옹에게 이 교향곡을 바치려고 했다가 그가 황제가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폴레옹의 이름이 적혀 있는 악보의 표지를 찢어버렸다는 이야기는 정말 유명하다.  워낙 유명한 곡이니까 작품 분석이나 이 곡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나무위키 등의 사이트를 참조하기 바라며(참고로 나무위키에 있는 '영웅 교향곡'  내용의 절반 이상은 내가 기여한 것이다) 여기서는 이 교향곡과 관련된 사소해 보이지만 사소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해보자. 이 글의 관심사는 영웅 교향곡 1악장의 맨 ..

클래식 음악 2024.12.09

표절로 만들어진 헨델의 걸작 오라토리오 '이집트의 이스라엘인'

'이집트의 이스라엘인'은 현재 '메시아'나 '유다스 마카베우스'와 더불어 헨델의 오라토리오 중에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며 현재 헨델의 오라토리오 중에서도 상당히 자주 연주되는 곡 중 하나이다. 특히 이 오라토리오는 합창음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모차르트, 베토벤, 멘델스존과 같은 쟁쟁한 후배 작곡가들도 합창곡을 작곡할 때 이 이집트의 이스라엘인을 많이 참조했다.  이 이집트의 이스라엘인은 멘델스존의 편곡판도 존재하는데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종종 연주된다.  그런데 이 곡은 작품성과 별도로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표절이 난무하는 곡으로 악명이 높은데, 이제부터 그 실체를 들여다보자. 1. 작곡 배경 헨델은 1710년대부터 영국에서 오페라 작곡가로 명성을 날렸는데 1730년대 중반 이후 영국에서..

클래식 음악 2024.12.01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조 Op. 37이 특별한 음악인 이유

클래식 팬 중에 베토벤의 3번 피아노 협주곡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에 이 곡이 특별히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2022년 반클라이번 콩쿨에 참가한 만 18세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완벽한 기교와 표현력에 더해 거장급의 작품 해석력까지 보여주면서 우승은 물론이고 청중상, 스미스 특별상까지 휩쓸면서 전세계 클래식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때 임윤찬이 결선에서 연주한 곡이 바로 이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조 - 마린 알솝 지휘, 임윤찬 피아노( 2022년 반클라이번 콩쿠르 결선 연주) 이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출판된 이후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았으며 21세기 현재에도 이 세상 모든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이처럼 1급 연주..

클래식 음악 2024.11.24

기네스북에 등재된 모차르트의 콘서트 아리아 'Popoli di Tessaglia', K.316

일전에 이 블로그에서 베토벤의 유일한 이탈리아어 콘서트 아리아(작품번호가 있는 작품 한정) 'Ah! Perfido' op. 65를 소개했었다. 이 번에는 모차르트의 특별한 소프라노 아리아 K. 316,  'Popoli di Tessaglia(테살리아의 백성들이여)!'에 대해 알아보자.  https://fazioli72classic.tistory.com/entry/희소가치가-높은-베토벤의-콘서트-아리아-Ah-Perfido-op-65 희소가치가 높은 베토벤의 콘서트 아리아 Ah! Perfido op. 65Beethoven의 Ah! Perfido op. 65, 소프라노 재클린 와그너이 콘서트용 아리아는 베토벤이 26살에 작곡한 초기 시절의 작품으로 작품번호가 붙어 있는 베토벤의 작품 중에 유일한 이탈리아어cl..

클래식 음악 2024.11.19

2002년에 발표된 쇼팽의 전주곡 27번 '악마의 트릴'

지난번에 2024년에 발견된 쇼팽의 잃어버린 왈츠 a단조 왈츠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참에 2002년에 발표된 쇼팽의 잃어버렸던(?) 전주곡 eb단조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200년만에 발견된 쇼팽의 '잃어버린 왈츠'1. 2024년 미국 뉴욕에서 발견된 쇼팽의 왈츠 a단조 쇼팽이 20대 초반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왈츠가 200여년 만에 미국 뉴욕 박물관에서 발견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24년 10월 27일(현지시classic.fazioli72.com1. 2002년에 '발표'된 전주곡 2024년에 발견된 a단조 왈츠와 2002년에 발표된 이 eb단조 전주곡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닿아 있다. 일단 두 곡의 악보가 똑같이 뉴욕에 있는 박물관인 '모건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

클래식 음악 2024.11.10

200년만에 발견된 쇼팽의 '잃어버린 왈츠'

1. 2024년 미국 뉴욕에서 발견된 쇼팽의 왈츠 a단조 쇼팽이 20대 초반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왈츠가 200여년 만에 미국 뉴욕 박물관에서 발견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24년 10월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이 발견을 대서특필 했으며 피아니스트 랑랑이 이 곡을 연주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뉴욕타임즈 기사NYT에 따르면 올해(2024년) 봄 뉴욕 맨해튼 소재 박물관 '모건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에서 음악담당 학예사로 일하는 작곡가 로빈슨 매클렐런(Robinson McClellan)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쇼팽 연구가 제프리 칼버그(Jeffrey Kallberg)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감정을 통해 쇼팽의 자필악보로 확인되었다. 악보가 적힌 종이와 잉크의 재질을 분석한 결과 이 왈츠의 작곡시..

클래식 음악 2024.10.31

브릿지타워 소나타가 될 뻔 했던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 9번, 크로이처(Kreutzer)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 Op. 47, 레오니다스 카라코스/엔리코 파체1. 브릿지타워 소나타가 아닌 크로이처 소나타가 된 이유  베토벤은 이 걸작 바이올린 소나타를 33살인 1803년에 완성했으며 이 작품을 당시 연주여행 차 비엔나에 온 영국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브릿지타워에게 헌정했다.  브릿지타워의 바이올린과 작곡자 본인의 피아노로 이루어졌다. 조지 브릿지타워(George Bridgetower, 1778~1860)는 폴란드 태생의 혼혈 바이올리니스트(뮬래토)로 부친은 서인도제도 바베이도스 출신이고 어머니는 독일계 폴란드인이었다.  어린 나이에 영국에 이주했는데 10살 경부터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을 했을 정도로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였다.  베토벤의 삶을 주제로 한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도 브릿지타워..

클래식 음악 2024.10.29

희소가치가 높은 베토벤의 콘서트 아리아 Ah! Perfido op. 65

Beethoven의 Ah! Perfido op. 65, 소프라노 재클린 와그너이 콘서트용 아리아는 베토벤이 26살에 작곡한 초기 시절의 작품으로 작품번호가 붙어 있는 베토벤의 작품 중에 유일한 이탈리아어 아리아이자 op. 116과 더불어 이탈리아어로 된 유이한 작품이다.   곡 제목인 페르피도(perfido)는 이탈리아어로 사기꾼, 배신자, 거짓말장이와 같은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야이 사기꾼아!', '이 배신자야!'  정도가 되는데, 보통은  '아, 못믿을 사람이여!'나 '아, 나를 속인 이여!' 와 같이 시적으로 순화시킨 제목을 사용한다. 명색이 클래식 음악인데 제목이 너무 원색적이면 좀 거시기 하니까;;;;;   곡 내용은 자신을 배신한 연인에 대한 분노와 슬픔 그리고 ..

클래식 음악 2024.10.20

슈베르트 마왕에 묻혀버린 다른 작곡가들의 마왕에 대해 알아보자

마왕은 덴마크 지역의 전설을 바탕으로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1782년 창작한 시이며 상당히 비극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  이 시의 독일어 제목인 "Erlkönig"는 영어로 Elfking, 즉 엘프의 왕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현재 게임과 환타지 소설 등에서는 엘프가 주로 큰 키와 큰 귀를 가진 선한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당시 독일지역에서 엘프는 무섭고 사악한, 일종의 악귀와 같은 존재로 취급되었다.  이 시는 당시 독일권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다수의 작곡가들이 이 시를 가사로 한 가곡의 작곡을 시도했다. 사실 이 시를 음악으로 옮기는 작업은 생각처럼 만만치 않은데  가수 한명에게 아빠, 아들, 마왕, 내레이션 등 4명의 역할을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4명의..

클래식 음악 2024.10.06

유명 지휘자 151명이 뽑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 20곡(BBC)

2016년 BBC에서는 현역(당시 기준) 유명 지휘자 151명을 대상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20곡의 교향곡을 선정했다.  https://www.classical-music.com/features/works/20-greatest-symphonies-all-time클래식 음악을 다루는 사이트에 가보면 음악/작곡가/연주자 등에 대해 여러가지 명목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순위를 매기는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정말 좋은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음악에  순위를 매기는 행위는 정말 의미없고  유치한 행위이다. 사람마다 취향과 평가기준이 다 다른데  도대체 무슨 기준과 근거로 순위를 매길 것인가? 1위를 차지한 작품과 10위를 차지한 작품의 차..

클래식 음악 2024.09.28